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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주가 아닌 서브 남주에게 먼저 마음을 빼앗겼다면, 그 드라마는 제대로 만든 겁니다. 창란결(苍兰诀)을 처음 켰을 때 저는 당연히 동방청창을 보러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끝까지 보고 나서 머릿속에 남은 건 장형 선군이었습니다. 2022년 아이치이(iQIYI) 방영 이후 지금까지 "선협물의 기준을 바꿨다"는 평가가 끊이지 않는 작품입니다.

목차

  • 창란결 기본 정보
  • 선협물 세계관, 창란결이 뒤집은 공식
  • 장형선군 서브남주 서사와 OST가 남긴 것
  • 자주 묻는 질문
  • 마무리

ⓒ 창란결(苍兰诀) 공식 웨이보 / iQIYI 아이치이

창란결 기본 정보

  • 원제: 苍兰诀 (창란결)
  • 영문 제목: Love Between Fairy and Devil
  • 장르: 로맨스, 판타지, 선협, 고장극(사극)
  • 국가: 중국
  • 부작: 36부작(완결)
  • 공개: 2022년 8월 (중국 아이치이)
  • 연출: 이쟁(이정)
  • 원작: 구로비량(九鹭非香)의 웹소설 『창란결(苍兰诀)』
  • 출연진: 우서흔(소란화 역), 왕학체(동방청창 역), 장릉혁(장형 선군 역) 외
  • 촬영 기간: 2021년 2월 14일 ~ 2021년 6월 11일
  • 국내 OTT: 티빙, 웨이브, 왓챠, 넷플릭스, 아이치이



선협물 세계관, 창란결이 뒤집은 공식

선협물(仙侠物)이란 중국 고전 신화와 도교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선인·마족·신수가 등장하는 판타지 장르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한국의 무협 세계관에 신선 세계를 결합한 형식입니다. 이 장르의 고질적인 공식이 있는데, 천계는 선하고 마족은 악하다는 구도입니다. 창란결은 그 공식을 처음부터 작정하고 깨버립니다.

배경은 천계, 월족, 인간계 삼계로 나뉩니다. 월족의 최강자 월존 동방청창(東方青蒼)은 과거 식란족을 멸족시킨 장본인입니다. 그리고 만년이 지나 천계에서 가장 낮은 하급 선녀로 다시 태어난 소란화(蘇蘭花)가 실수로 그를 부활시키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여기서 핵심 장치가 등장합니다. 동심주술(同心咒術)입니다. 소란화가 고통을 느끼면 동방청창도 똑같이 느끼고, 소란화가 기쁘면 그 감정이 그에게 그대로 전해집니다. 두 사람의 감정이 물리적으로 연결되는 설정입니다. 이 장치 덕분에 감정 회로가 완전히 닫혀 있던 냉혈한 월존이 소란화를 통해 처음으로 인간의 감정을 경험하게 됩니다.

제가 초반 몇 화를 보면서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넌 내 목숨만큼 소중해" 같은 대사가 처음엔 너무 진부하게 들렸거든요. 그런데 왕학체(王鶴棣)가 이 대사를 어색하게 과장하지 않고, 동방청창이 처음으로 감정이 생긴 존재로서 꺼내는 가장 솔직한 말이라는 뉘앙스로 소화하면서 완전히 다르게 들렸습니다. 왕학체는 2018년 중국판 꽃보다 남자 유성화원(流星花園)에서 따오밍쓰 역으로 데뷔한 배우입니다. 창란결 이전 작품에서 연기력 논란이 있었지만, 이 작품에서 완전한 재평가가 이루어졌습니다.

영상미 역시 제가 직접 봐서 느낀 건데, 당시 선협물 중에서 확실히 결이 달랐습니다. 천계를 표현하는 수운천(水雲天)의 청아하고 밝은 색감과 월족의 세계 창염해(蒼炎海)의 어둡고 장엄한 분위기가 극명하게 대비를 이룹니다. 그리스 신화적 요소와 동양 고전미를 결합한 세계관 디자인 덕분에 또우반(豆瓣)에서 60만 명 이상이 참여한 리뷰 평점이 8점대에 육박했습니다(출처: 豆瓣(더우반)). 방대한 참여 인원 속에서 이 점수를 유지하는 건 선협물 기준으로 쉽지 않은 성과입니다.

  • 장르: 로맨스·판타지·선협·고광극, 36부작, 2022년 아이치이 방영
  • 주요 출연진: 왕학체(王鶴棣), 우서흔(虞书欣), 장릉혁(張凌赫)
  • 국내 스트리밍: iQIYI, NETFLIX, WATCHA, TVING, Wavve, YouTube
  • 원작: 구로비량(九鹭非香) 소설 창란결 / 연출: 이쟁
요약: 창란결은 천계=선, 마족=악이라는 선협물 공식을 뒤집고, 동심주술이라는 감정 연결 장치로 냉혈한 월존의 감정 회복을 입체적으로 그린 작품입니다.

ⓒ 창란결(苍兰诀) 공식 웨이보 / iQIYI 아이치이
ⓒ 창란결(苍兰诀) 공식 웨이보 / iQIYI 아이치이

 

장형선군 서브남주 서사와 OST가 남긴 것

창란결을 본 사람들이 끝에 가서 반드시 꺼내는 이름이 있습니다. 장형 선군(長兄仙君), 장릉혁(張凌赫)입니다. 제가 처음 이 드라마를 켠 건 장릉혁 필모깨기 중에 장릉혁이 서브 남주로 나오기 때문이었는데, 역시나 인상이 강렬했습니다.

장형 선군은 천계 수운천의 전신이자 모든 선녀들의 우상입니다. 완벽해 보이는 인물이지만 그의 서사는 처음부터 끝까지 비극입니다. 얼굴도 모르는 정혼자인 식산신녀(息山神女)를 오랜 세월 찾아 헤매다, 하급 선녀 소란화에게 마음이 생깁니다. 여기서 식산신녀란 식란족의 신녀 혼이 환생한 존재를 뜻하며, 드라마의 핵심 반전과 직결된 설정입니다. 그런데 나중에 밝혀지는 반전이 정말 가슴 아픕니다. 정혼자도 소란화였고, 사랑하게 된 사람도 소란화였는데, 소란화의 마음은 이미 동방청창에게 가 있었습니다.

제가 이 캐릭터에 특히 마음이 갔던 건 흑화(黑化)가 없어서입니다. 흑화란 선하던 인물이 상처와 분노로 인해 악으로 돌변하는 캐릭터 변화 패턴을 말합니다. 선협물에서 짝사랑이 깊어질수록 흑화하는 서브 남주는 흔한 공식입니다. 그런데 장형 선군은 마음이 무너지는 상황에서도 끝까지 자신보다 소란화의 행복과 삼계의 평화를 먼저 선택합니다. "여주는 못 얻었지만 시청자의 마음은 얻었다"는 말이 팬덤 사이에서 공식처럼 쓰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OST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주제곡이자 엔딩곡 여정(余情)은 주심(周深, Zhou Shen)이 담당했습니다. 주심 특유의 맑고 청아한 음색이 매 회 끝에서 드라마의 여운을 짙게 남겨주었습니다. 그리고 제 경험상 이건 좀 달랐던 곡이 있는데, 류우녕(刘宇宁)이 부른 심일개니(寻一个你)입니다. 류우녕은 드라마 배우로 먼저 알게 된 분들이 많지만 원래 가수로 시작한 아티스트입니다. 그 특유의 호소력 짙은 허스키 보이스가 동방청창의 서사와 맞물리면서 방영 당시 중국 음원 차트 상위권을 장악했습니다(출처: iQIYI 공식).

제가 직접 봐서 가장 슬펐던 장면을 꼽으라면, 동방청창이 심마(心魔)에 빠져 있다가 현실로 돌아가려 할 때입니다. 심마란 마음의 집착과 상처가 환상으로 나타나는 내면의 악마를 뜻합니다. 심마 속에서 그와의 이별을 슬퍼하며 오열하는 소란화를 우서흔(虞书欣)이 소화하는 방식이 어찌나 절절하던지, 보다가 같이 눈물이 터졌습니다. 우서흔은 아이돌 서바이벌 청춘유니 2(青春有你2) 최종 2위 출신이라는 독특한 이력의 배우인데, 이 장면에서만큼은 그 어떤 경력 논란도 의미 없게 만들 정도였습니다.

요약: 장형 선군의 흑화 없는 희생 서사와 주심·류우닝의 OST가 창란결을 단순한 판타지 로맨스 이상으로 기억하게 만든 두 축입니다.

ⓒ 창란결(苍兰诀) 공식 웨이보 / iQIYI 아이치이

 

자주 묻는 질문

Q. 창란결 어디서 볼 수 있나요?

A. 국내에서는 iQIYI, NETFLIX, WATCHA, TVING, Wavve, YouTube에서 모두 스트리밍됩니다. 이미 구독 중인 서비스에서 바로 검색하면 됩니다. 저는 처음엔 iQIYI로 봤고, 나중에 다시 볼 때는 넷플릭스를 이용했습니다.

 

Q. 창란결 몇 부작이에요? 완결인가요?

A. 총 36부작 완결입니다. 2022년 8월 7일부터 8월 29일까지 아이치이에서 방영을 마쳤고, 국내에서는 채널차이나를 통해 2022년 11월까지 방영되었습니다. 분량이 적당해서 주말 몰아보기에 딱 맞는 편수입니다.

 

Q. 서브 남주 장형 선군은 흑화하나요?

A. 흑화하지 않습니다. 이 점이 장형 선군 서사의 가장 큰 특징입니다. 짝사랑이 끝까지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에서도 선하고 올곧게 소란화를 지켜주는 모습이 오히려 시청자들의 마음을 더 세게 건드렸습니다. 제가 직접 봐서 느낀 건데, 흑화 없이 끝까지 마음을 지키는 캐릭터가 이렇게 아릿하게 다가온 드라마는 흔치 않았습니다.

 

Q. 왕학체 창란결 이전 작품은 뭔가요?

A. 왕학체(王鶴棣)는 2018년 중국판 꽃보다 남자인 유성화원(流星花園)에서 따오밍쓰 역으로 데뷔했습니다. 이후 우용 등에 출연했고, 창란결을 기점으로 연기파 배우로 완전히 재평가받았습니다. 쓰촨성 러산(乐山) 출신으로, 실제 성격은 쾌활하고 장난기가 많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마무리

창란결은 선협물 장르가 익숙하지 않아도 충분히 빠져들 수 있는 작품입니다. 동심주술이라는 감정 연결 장치, 흑화 없이 끝까지 선한 서브 남주, 그리고 개인적으로 남주의 심마 장면에서 감정이 폭발하는 우서흔의 눈물 연기까지, 각 요소가 따로 놀지 않고 하나의 방향을 향합니다. 희생과 그리움이라는 주제로 수렴되는 후반부는 제가 여러 번 눈물을 쏟은 구간이기도 합니다.

왕학체와 우서흔, 장릉혁 세 배우 모두 이 드라마를 통해 커리어의 분기점을 맞았다는 사실이 작품의 완성도를 가장 솔직하게 증명합니다. 장릉혁이 궁금해진 분이라면 창란결부터 시작해도 충분하고, 선협물을 처음 접하는 분에게도 입문작으로 권할 수 있는 드라마입니다.

참고: https://blog.naver.com/seedinnn/224266338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