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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부작. 넷플릭스에서는 〈앵두빛시절〉, 티빙에서는 〈앵도호박(櫻桃琥珀)〉이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되는 이 중드는 보통 32부작이 대부분인 중국 학원 로맨스 시장에서 꽤 이례적으로 짧은 러닝타임을 자랑합니다. 릴스에 떠먹여지듯 접하게 됐는데, "어차피 짧으니까"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다가 끝나는 게 아쉬워서 잠깐 멍했습니다. 그 짧은 24화 안에서 장차오시(장릉혁)가 얼마나 전형적인 회피형 인간인지, 그리고 앵두(조금맥)가 얼마나 그걸 뚫어내는지를 보면서 꽤 많은 생각이 들었거든요.

목차

  • 앵도호박(櫻桃琥珀) 기본 정보
  • 회피형 남주와 직진형 여주, 이 조합이 통하는 이유
  • 40부작을 24부작으로 줄여도 몰입되는 성장 로맨스의 구조
  • 자주 묻는 질문
  • 결론

ⓒ 앵도호박(櫻桃琥珀) 공식 웨이보 / YOUKU 유쿠

앵도호박(櫻桃琥珀 | Our Generation) 기본 정보

  • 제목: 앵도호박(櫻桃琥珀) / 넷플릭스 방영명 「앵두빛 시절」 / 영문 Our Generation (Cherry Amber)
  • 장르: 청춘, 로맨스, 성장극(청춘 군상극)
  • 국가: 중국
  • 편수: 총 24부작 (완결) ※ 본래 40부작으로 기획·제작되었으나 심의 과정에서 24부작으로 대폭 축소되어 방영
  • 방영일: 중국 2025년 7월 14일~(YOUKU 방영) / 촬영 기간 2024년 8월~11월
  • 감독: 장카이저우(張開宙)
  • 극본: 쩡루(曾璐)
  • 제작: 둥양정오양광(동양 정오의 햇살) 영시, 제작총괄 허우훙량(侯鴻亮)
  • 원작: 윈주(雲住)의 동명 웹소설 『櫻桃琥珀』 (진장문학성 연재작)
  • 주연: 조금맥(趙今麥) 린치러(앵두) 役 · 장릉혁(張凌赫) 장차오시 役
  • 특별출연/조연: 둥제(董潔), 바오젠펑(保劍鋒), 둥쉬안(董璇), 장둬(張鐸), 리뤄퉁(李若彤) 등
  • 스트리밍: YOUKU(중국) / 국내 NETFLIX, TVING(중화TV)
  • 한 줄 소개: 1990년대 초, 쾌활한 소녀 앵두(린치러)와 어두운 상처를 품은 수학 천재 소년 장차오시가 시골 마을에서 만나 유년·학창·성인 시절을 거치며 서로를 구원해 가는 쌍방향 성장 로맨스

장차오시는 왜 이렇게 답답할까 — 회피형 애착 유형의 교과서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장릉혁이 다른 작품에서 연기한 인물들과 비교했을 때, 〈앵두빛시절〉의 장차오시는 훨씬 더 불완전하고 불편한 캐릭터입니다. 수학 천재에 잘생긴 외모라는 전형적인 남주 스펙을 갖췄으면서도, 정작 감정 처리 방식은 회피형 애착 유형(Avoidant Attachment Style)의 교과서에 가깝습니다.

회피형 애착 유형이란, 어린 시절 원가정의 정서적 결핍이나 통제적 환경 속에서 형성된 방어기제로, 친밀한 관계가 가까워질수록 오히려 거리를 두거나 도망치는 패턴을 반복하는 심리 성향을 말합니다. 장차오시의 경우 어머니의 집착에 가까운 간섭과 기대가 그 원인으로 그려지는데, 제가 직접 보면서 느낀 건 이게 단순히 "차가운 남주" 설정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앵두를 분명히 좋아하면서도 홍콩으로 몰래 떠나고, 连락을 끊고, 재회했을 때도 感정을 먼저 밀어냅니다. "너를 이 굴레에 끌어들이고 싶지 않다"는 논리인데, 실제로 이 드라마를 보는 내내 국내외 반응에서도 "장차오시 때문에 답답해서 멈췄다"는 말이 많았고, 저도 한두 번은 앱을 닫고 싶었습니다.

회피형이 안정형(Secure Attachment)과 가장 다른 점은 바로 이겁니다. 안정형이라면 힘든 상황에서 파트너에게 솔직하게 털어놓고 함께 문제를 마주합니다. 불안해도 관계 안에 머물며 소통으로 해결하죠. 반면 장차오시는 상대를 지킨다는 명분으로 앵두의 선택권 자체를 빼앗는 방식을 반복합니다. 이게 바로 회피형의 핵심 패턴입니다. 가까워질수록 도망치고, 상처를 미리 차단하려다 오히려 관계를 흔드는 것.

그걸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장면이 철에 학교에 찾아온 앵두를 모른 척하는 장면입니다. 제 경험상 이런 장면에서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으니까"라고 이해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그 한 장면이 오히려 장차오시라는 인물의 방어기제를 가장 직관적으로 요약해 준다고 봤습니다. 좋아하니까 더 밀어낸다는 역설.

애착 이론(Attachment Theory)은 영국의 정신분석학자 존 볼비(John Bowlby)가 정립한 개념으로, 초기 양육 환경이 성인의 대인관계 방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합니다. 이 이론에 따르면 장차오시처럼 원가정에서 정서적 지지를 충분히 받지 못한 경우, 친밀한 관계를 맺을 때 무의식적으로 관계를 회피하거나 감정을 억누르는 성향이 강해집니다(출처: Simply Psychology — Attachment Theory).

장차오시의 회피 패턴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앵두에게 감정을 표현하지 않고 홍콩으로 단독 이탈 — 선택권 박탈
  • 재회 후에도 먼저 감정을 닫고 접근을 차단 — 친밀감 회피
  • 학교에서 앵두를 모른 척 — 공개적 관계 부정
  • 회사 위기 상황을 혼자 처리하려는 반복적 패턴 — 의존 거부
요약: 장차오시는 원가정 결핍에서 비롯된 전형적인 회피형 애착 유형으로, 사랑하면서도 거리를 두는 패턴이 극 초반부터 일관되게 나타납니다.

 

그래도 이 드라마가 좋았던 이유 — 회피형이 안정형으로 자라는 서사

장차오시가 답답하다는 전제를 깔고 나서야 이 드라마의 진짜 재미가 시작됩니다. 회피형 캐릭터가 성장 서사로 소비되는 방식, 그 과정에서 앵두(린치러)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가 이 작품의 핵심이라고 저는 봤습니다.

앵두는 직진형(直進型) 캐릭터입니다. 여기서 직진형이란 감정을 숨기거나 우회하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상대에게 명확하게 표현하는 성격 유형을 말합니다. "나도 연애하고 싶어, 나도 누가 옆에 있어줬으면 해, 나도 다른 사람을 좋아할 수 있어, 더 이상 기다리지 않겠어(我也想谈恋爱 我也想有人陪的 我也可以喜欢别人 我不想了)"라고 직접 말하고 택시를 탑니다. 저는 이 장면에서 앵두가 너무 잘했다고 생각했습니다. 회피형 상대에게 계속 맞춰주다가 스스로 지쳐가는 관계의 전형을 깨는 장면이거든요.

그리고 정신을 차린 장차오시가 달려 나옵니다. 이미 택시는 떠났고, 혼자 서 있는 장차오시 뒤로 빨간 택시가 흐릿하게 멈추는 장면은 연출적으로도 꽤 좋았습니다. 제가 직접 보면서 "아, 앵두 돌아왔구나"를 직감한 순간이었는데, 그 직전에 앵두가 했던 선언이 있었기 때문에 돌아옴이 더 의미 있게 느껴졌습니다. 뿌리치고 나서야 잡으러 뛰는 구조, 그리고 앵두가 고백 대사를 직접 시키는 장면(林櫻桃 谢谢你没有忘了我 我爱你 我蒋峤西想做你男朋友 / 你可以做我的女朋友吗?)은 회피형 특유의 언어화 능력 결여를 정면으로 건드리는 연출이라 좋았습니다.

한편으로 위차오라는 인물의 존재도 꽤 중요한데, 회피형 남주와 대비되는 안정형에 가까운 캐릭터로 읽혔습니다. 결국 위차오가 홍콩에서 장차오시를 찾아낸 건 앵두를 향한 마음에서 비롯된 행동인데, 아이러니하게도 그게 장차오시를 다시 현실로 끌어당기는 계기가 됩니다. 저는 이 구도가 드라마 내에서 꽤 영리하게 설계된 장치라고 봤습니다.

성인 애착 유형 연구에 따르면, 회피형 성인도 심리적으로 안전한 파트너와의 지속적인 관계를 통해 점진적으로 보다 안정적인 애착 방식으로 변화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출처: The Attachment Project — Avoidant Attachment). 장차오시의 서사가 바로 그 구조입니다. 원가정(原家庭)의 결핍, 즉 성장 과정에서 부모나 주 양육자로부터 충분한 정서적 지지를 받지 못해 생긴 심리적 공백이 그의 방어기제 전체를 설명해 줍니다. 엄마의 집착에 가까운 간섭이 장차오시를 어떻게 만들었는지, 그리고 앵두가 어떻게 그걸 천천히 허무는지를 24화 안에 다 담다 보니 뒷부분이 다소 우다닥 끝나는 아쉬움은 있었습니다. 32부작이었으면 알콩달콩 연애 파트가 더 길었을 텐데,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래도 어린 장차오시가 "내가 정말 잘 못한 거 맞냐"라고 묻는 마지막 장면은 꽤 오래 기억에 남았습니다. "원래 잘 못한다, 앵두 덕분에 나아졌다"는 그 대사 한 줄에 이 드라마 전체의 테마가 담겨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회피형 인간이 안정형으로 자라나는 과정, 그리고 그 변화를 지켜보는 재미가 〈앵두빛시절〉의 핵심이라고 보는 분들도 있는데, 저도 결국 그 의견에 동의하게 됐습니다.

요약: 앵두의 직진과 장차오시의 성장이 맞물리는 서사가 이 드라마의 진짜 매력이며, 회피형이 안정형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24화 안에 압축해서 보여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앵두빛시절 넷플릭스랑 티빙 어디서 볼 수 있나요?

A. 넷플릭스에서는 〈앵두빛시절〉, 티빙에서는 〈앵도호박(櫻桃琥珀)〉이라는 제목으로 서비스됩니다. 같은 작품을 플랫폼마다 다르게 번역한 것이니 혼동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총 24부작이라 다른 중드보다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습니다.

 

Q. 장차오시가 회피형이라는 게 드라마에서 어떻게 나타나나요?

A. 앵두에게 감정을 표현하지 않고 홍콩으로 단독으로 떠나거나, 재회 후에도 먼저 감정을 닫아버리는 패턴이 반복됩니다. 회피형 애착 유형의 핵심 특징인 "가까워질수록 거리를 두는" 행동이 초반부터 일관되게 등장해서 답답하다는 반응이 많습니다. 이게 캐릭터의 결함이 아니라 성장 서사의 출발점이라는 시각도 있는데, 저는 그 두 가지가 동시에 성립한다고 봤습니다.

 

Q. 24부작이라 내용이 부족하거나 너무 빨리 끝나는 느낌은 없나요?

A. 솔직히 뒷부분은 다소 빠르게 달립니다. 연애 파트가 길었으면 더 좋았겠다 싶은 순간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쇼츠·릴스에 익숙한 분들이라면 오히려 이 템포가 잘 맞을 수 있고, 32부작 중드가 부담스러웠던 분들에게는 입문용으로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Q. 장릉혁과 조금맥 케미 실제로 어떤가요?

A. 장릉혁의 미모가 이 드라마에서 꽤 잘 활용됩니다. 차갑고 거리 두는 캐릭터를 연기하면서도 앵두(조금맥)와의 장면에서는 조금씩 무너지는 표정 연기가 포인트입니다. 케미를 좋게 보는 분들도 있고, 초반 장차오시의 태도 때문에 몰입이 어렵다는 분들도 있는데, 제 경우엔 중반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빠졌습니다.

 

마무리

〈앵두빛시절〉은 완벽한 남주를 원하는 분들에게는 초반이 꽤 불편할 수 있습니다. 장차오시는 전형적인 회피형 애착 유형의 인물이고, 그 답답함은 연출이 의도한 것입니다. 그걸 알고 보면 오히려 버티게 됩니다.

제가 직접 보고 나서 내린 결론은 이렇습니다. 안정형 남주가 그리우신 분들이라면 초반은 아쉽겠지만, 회피형이 사랑을 통해 천천히 안정형으로 자라나는 과정을 24화 안에 압축해서 보고 싶다면 충분히 볼 만한 작품입니다. 장릉혁 미모는 보증수표고, 홍콩 빅토리아 파크 장면들이 또 홍콩 여행 욕구를 불러일으킵니다. 다 보고 나면 다음 중드를 또 찾게 되는 루프에 빠지게 되는데, 그건 이 드라마의 책임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참고: https://blog.naver.com/choennsil/2243811369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