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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는 장릉혁을 그냥 '달달한 연애고수' 배우쯤으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영안여몽』에서 빠졌고, 『소년대인』, 『축옥』까지 봤는데도 그 인식이 크게 바뀌지 않았거든요. 그러다 우연히 찾아본 『호학요사록(虎鹤妖师录)』에서 제 생각이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로맨스 드라마인 줄 알고 들어갔다가, 브로맨스와 우정 서사의 밀도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끝까지 봤습니다.

목차

  • 호학요사록(虎鹤妖师录) 기본 정보
  • 브로맨스 — 로맨스보다 훨씬 강렬했던 이유
  • 장릉혁 — 달달이 연애고수라는 편견이 깨진 순간
  • 선협물 입문작으로 — CG 아쉬움보다 남은 것들
  • 사극 <호학요사록>과 <일념관산> 비교 감상
  • 자주 묻는 질문
  • 결론

ⓒ 호학요사록(虎鹤妖师录) 공식 포스터 / 아이치이(iQIYI)

호학요사록(虎鹤妖师录) 기본 정보

  • 제목: 호학요사록(虎鹤妖师录) / 영문명 Tiger and Crane / 국내 방영명 「호학요사록」
  • 장르: 고장극, 무협, 판타지, 미스터리, 브로맨스(우정), 청춘
  • 국가: 중국
  • 편수: 총 36부작 (완결, 회당 약 43분)
  • 방영일: 중국 2023년 10월 2일~10월 16일 (아이치이 / iQIYI) / 촬영 원작 만화 각색작
  • 감독: 곽호(郭虎, 궈후)
  • 극본: 연검륜(年剑伦), 성방(成方), 황효달(黄晓达)
  • 원작: 황효달(黄晓达)의 만화 『호X학요사록(虎X鹤妖师录)』
  • 주연: 장룡(蒋龙, 장룽, 호자 役) · 장릉혁(张凌赫, 장링허, 기효헌 役) · 왕옥문(王玉雯, 왕위옌, 조형동 役) · 진유유(陈宥维, 천요우웨이, 왕우천 役)
  • 조연: 엽청(叶青, 예칭, 기언연 役) · 하람두(何蓝逗, 허란더우, 일미선자 役) 및 국어요사·요괴 세력 인물들
  • 제작·스트리밍: 아이치이(iQIYI) 독점 제작 / 국내 티빙(TVING), 왓챠, 웨이브 서비스 / 아이치이 인터내셔널 한글자막 제공(4K·돌비 지원)
  • 한 줄 소개: 실수로 지양(赤珠)의 보물 빨간 구슬을 삼킨 천애고아 '호자'와, 냉혹하고 청렴한 국어요사의 대장 '기효헌'이 요괴를 둘러싼 거대한 음모와 500년 전 인간·요괴 전쟁의 진실을 파헤치는 무협 판타지 브로맨스 사극.

브로맨스 — 로맨스보다 훨씬 강렬했던 이유

일반적으로 중드 선협물이라고 하면 남녀 주인공의 로맨스가 중심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호학요사록』은 달랐습니다. 이 드라마의 실질적인 감정선은 호자(장룡)와 기효헌(장릉혁) 두 남자 주인공의 브로맨스에 있었고, 제가 경험상 그 감정선이 어떤 남녀 로맨스 드라마보다 훨씬 잘 쌓여 있었습니다.

여기서 선협물(仙侠物)이란 신선과 협객이 등장하는 동양 판타지 장르를 의미합니다. 단순한 무협과는 달리 요괴, 술사, 신수 같은 초자연적 존재들이 세계관의 뼈대를 이루는 것이 특징입니다. 『호학요사록』은 2023년 10월 아이치이에서 방영된 36부작으로, 황효달 작가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합니다(출처: 아이치이 공식 방영 정보).

호자와 기효헌은 처음엔 적대적입니다. "요괴는 반드시 죽여야 한다"는 국어요사(요괴를 잡는 술사 집단)의 철칙을 신봉하는 효헌이, 요괴의 자식임이 밝혀지는 호자를 경계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그런데 이 둘이 함께 복룡국까지 이동하며 티격태격하는 과정이, 제 경험상 '검열만 아니었다면 BL로 갔을 것'이라는 말이 왜 나오는지 이해가 되는 수준이었습니다. 두 배우의 케미가 그냥 화면에서 튀어나오더라고요.

  • 호자(장룡): 천애고아로 입운천에서 자란 밝고 충동적인 캐릭터. 적주(赤珠)를 삼키며 운명에 엮인다.
  • 기효헌(장릉혁): 국어요사 중 대수사 직위의 냉정한 술사. 쌍생아의 저주로 착한 '현'과 악한 '염'이 공존한다.
  • 조형동(왕옥문): 불명예로 죽은 아버지를 딛고 대사수에 오르는 여성 성장 캐릭터.
  • 왕우천(진유유): 천우국 왕자로, 우정을 위해 희생을 택하는 인물.
요약: 『호학요사록』의 진짜 중심은 로맨스가 아닌 호자와 기효헌의 브로맨스 서사로, 선협물 장르 특유의 세계관 위에 인물 간 감정선이 촘촘하게 쌓여 있습니다.

 

장릉혁 — 달달이 연애고수라는 편견이 깨진 순간

『축옥』에서 장릉혁은 솔직히 말해서 파운데이션 장군이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다치는 장면은 많고 액션다운 액션은 적었습니다. 제가 직접 봤는데, '이 배우가 왜 자꾸 다치고만 있지?' 하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였으니까요. 그래서 이 배우의 다른 면을 보고 싶어 찾다 보니 『호학요사록』까지 흘러들어오게 됐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습니다. 장릉혁은 이 드라마에서 쌍생아의 저주를 안고 태어난 기효헌을 연기합니다. 여기서 쌍생아의 저주란, 한 몸 안에 선한 자아 '현(玄)'과 악한 자아 '염(炎)'이 공존하며 서로 갈등하는 설정을 말합니다. 단순히 선한 캐릭터와 악한 캐릭터를 번갈아 연기하는 게 아니라, 같은 인물 안에서 두 인격의 온도 차를 몸짓과 눈빛으로 구분해내야 합니다.

제 경험상 이건 꽤 어려운 연기입니다. 얼음장 같은 '현'의 무표정과, 약간 건방지고 비열한 기류를 내뿜는 '염'을 장릉혁이 꽤 설득력 있게 구분해 냈습니다. 특히 후반부에 염이 동생 현을 목각인형에 가두는 장면은, 제가 보면서 '이 배우 성장 가능성이 높다'라고 혼자 중얼거렸을 만큼 인상적이었습니다. 로맨스 달인이 아니라 감정 진폭이 넓은 배우라는 걸, 이 드라마에서 처음 제대로 확인한 셈입니다.

한편 처음 본 배우인 장룡은 탑 주인공임에도 불구하고, 제 눈은 자꾸 장릉혁 쪽으로 향했습니다. 이건 순전히 제 개인적인 감상이고, 장룡도 발랄한 호자 캐릭터에 잘 맞는 연기를 보여줬습니다. 여주와 이어지는 썸 라인도 있는데, 제가 보기엔 음악이 흘러도 크게 설레지 않았습니다. 로맨스보다 브로맨스가 훨씬 강하게 느껴지는 드라마였습니다.

요약: 장릉혁은 선·악 두 자아를 오가는 기효헌 역으로 로맨스 이미지에서 완전히 벗어났으며, 이 드라마는 그의 연기 폭이 예상보다 훨씬 넓다는 것을 확인시켜 준 작품입니다.

 

선협물 입문작으로 — CG 아쉬움보다 남은 것들

일반적으로 중드 선협물은 CG 퀄리티가 기복이 심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호학요사록』도 그 평가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초반 1~10화는 등장인물이 하나씩 소개되며 이야기가 천천히 깔리는데, 이 시기의 CG와 분장이 다소 어설프게 느껴진 건 사실입니다. 제 경험상 이 구간을 버텨야 이후가 훨씬 재밌어집니다.

11~20화에서 국어요사(요괴를 잡는 술사 집단) 시험을 통해 모인 술사들이 요괴 사건에 본격적으로 개입하면서 속도가 붙습니다. 여기서 등장하는 일미선자(하람두)는 적인지 동지인지 끝까지 판단을 유보하게 만드는 캐릭터인데, 제가 직접 보면서 '얘 대체 누구 편이야'를 20화 내내 중얼거렸습니다. 그리고 그 궁금증이 후반부에 완전히 터지는 방식으로 해소됩니다.

일미선자의 죽음이 이 드라마에서 가장 슬펐습니다. 악인이지만 미워할 수 없는 서사를 일미 역의 배우가 아주 잘 쌓아두었기 때문입니다. 이 배우는 『일념관산』에서도 인상 깊게 본 터라 더욱 반가웠고, 감정선이 무너지는 명장면은 지금도 기억에 남습니다(출처: 나무위키 『호학요사록』 항목).

31~36화는 요괴의 섬을 향한 대규모 전투로 이야기가 몰아칩니다. 팔보진 무공 대결 장면은 박진감이 있었고, 4인방의 우정과 희생이 수렴하는 결말은 깔끔했습니다. 왕우천이 친구들을 위해 죽음을 택하는 장면은, 『일념관산』에서 봤던 그 배우(진유유)가 맞다는 걸 뒤늦게 깨달으며 혼자 웃었습니다. 그리고 엔딩곡을 부른 류우녕의 목소리가 매 회차마다 귀에 남았는데, 특히 3성 발음이 너무 선명하게 들려서 중국어 공부 중인 저한테는 뜻밖의 수확이었습니다.

요약: 초반 CG의 아쉬움은 분명하지만 우정·희생의 서사와 일미선자의 죽음 같은 명장면이 이를 충분히 상쇄하며, 선협물 입문작으로 권할 만한 완성도를 갖추고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호학요사록 몇 화부터 재밌어지나요?

A. 제 경험상 1~10화 구간은 등장인물 소개에 집중되어 있어 다소 느리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11화부터 국어요사 시험과 요괴 사건이 본격화되면서 속도감이 확연히 달라집니다. 초반의 어설픈 CG를 버텨내면 이후 이야기가 훨씬 빠르게 흡수됩니다.

 

Q. 로맨스 드라마인가요, 아니면 액션·우정 위주인가요?

A. 일반적으로 중드 선협물에 로맨스가 중심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호학요사록』은 브로맨스와 4인방의 우정 서사가 훨씬 강합니다. 남녀 주인공 간 썸 라인이 있긴 하지만, 극의 감정선을 이끄는 건 호자와 기효헌의 관계입니다. 연애물을 기대하고 들어가면 다소 의아할 수 있습니다.

 

Q. 장릉혁 팬인데 이 드라마 볼 만한가요?

A. 『축옥』에서 액션이 아쉬웠다면 충분히 추천할 만합니다. 쌍생아의 저주를 안은 기효헌 역을 통해 선한 '현'과 악한 '염'을 동시에 소화하는데, 로맨스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연기 폭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후반부로 갈수록 염의 비열한 표정 연기가 인상적입니다.

 

Q. 선협물을 처음 보는데 이 드라마가 입문용으로 괜찮나요?

A. 선협물 특유의 세계관인 술사, 요사(요괴를 잡는 직능 집단), 금강월 같은 개념들이 나오지만, 드라마 안에서 자연스럽게 설명되기 때문에 장르 입문자도 따라가기 어렵지 않습니다. 12세 관람 가능 등급인 만큼 자극적인 장면도 없고, 전체 36화를 끝까지 보는 데 무리가 없었습니다.

 

결론

『호학요사록』은 선협물 입문자에게도, 장릉혁의 다른 면을 보고 싶은 분에게도 권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로맨스를 기대하면 살짝 다를 수 있지만, 브로맨스와 우정 서사에 관심이 있다면 시간이 순삭되는 경험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제 경우엔 일미선자의 죽음 장면 하나로 이 드라마의 값어치가 충분했습니다.

장릉혁을 달달한 연애고수로만 알고 있었다면, 이 드라마가 그 인식을 바꿔줄 수 있습니다. 파운데이션 장군이 아닌, 선과 악을 오가는 기효헌을 먼저 보고 나서 다른 작품을 다시 보면 같은 배우가 다르게 보일 것입니다. 적어도 저는 그랬습니다.

참고: https://blog.naver.com/angel4uo/224264164314